[책마을] 비전 공유·자율 경영… 교과서 속 이야기 아니다

입력 2017-11-16 19:20  

V이론에 의한 제3의 경영

노부호 지음 / 21세기비즈니스 / 328쪽 ㅣ 1만7000원



[ 송태형 기자 ] 미국 경영학자 더글러스 맥그리거(1906~1964)는 1950년대 X·Y이론을 주창했다. 일과 사람에 대해 상반되게 인식하는 두 이론은 60여 년이 흐른 요즘에도 기업 경영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X이론은 사람을 기본적으로 게으르고 일하기 싫어하며 책임지기 싫어하고 지시받는 것을 선호하는 존재로 가정한다. 조직의 목표 달성을 위해 인간을 강제하고 통제해야 하며 보상이나 처벌을 통해 관리해야 한다고 본다. X이론에 따른 경영 행위는 권위에 의한 명령과 통제가 중심이 된 위계적 질서를 중시한다.

반면 Y이론은 인간의 노동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적절한 조건이 주어지면 인간은 책임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목표에 몰입해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인식한다. 직원들에게 목표를 주거나 자율적으로 설정하게 해서 성과에 따라 인정하거나 보상하는 경영 형태를 취한다.

노부호 서강대 경영대 명예교수(70·사진)는 최근 펴낸 《V이론에 의한 제3의 경영》에서 일과 사람에 대한 새로운 경영이론을 제시한다.

노 교수는 “지금은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창의성이 강조되고 개인의 개성과 자율이 중요해졌다”며 “맥그리거의 X·Y이론을 뛰어넘어 개인의 자아실현을 통해 행복을 추구하는 직원들을 경영할 ‘제3의 경영’이 요구되고 있다”고 말한다.

저자에 따르면 X·Y이론은 시대적 산물이다. X이론은 산업혁명 후 1950년대까지 먹고사는 것이 힘든 시대에 나온 것이다. Y이론은 미국에서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돼 사람들의 욕구 수준이 높아진 1950년대 후반에 나왔다. 이젠 많은 사람이 승진만 바라보면서 자기 인생을 보내는 게 얼마나 공허한 것인지, 자기 삶을 살고 자아실현을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인식하기 시작했다.

저자는 이런 시대 인식에 맞춰 ‘V이론’을 제창한다. ‘V’는 ‘비전(vision)’ ‘가치(value)’를 의미한다. V이론은 사람이란 열정과 애정을 느끼면서 일하는 정서적 존재이고, 일을 통해 자아실현을 추구하는 실존적·영성적 존재로 인식한다. 사람은 누구나 일을 해야 하고 누구나 무한한 창의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조직은 비전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으로 비전을 공유한 바탕 위에서 완전한 자율로 경영을 하게 된다. 자율로 경영할 때 창의력이 나오기 때문이다.

저자는 V이론을 바탕으로 인간의 행복을 기본으로 하는 ‘제3의 경영’을 제시한다. 제3의 경영의 핵심은 열정과 애정이다. 저자는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창업자의 리더십과 경영철학을 사례로 들며 의식개혁을 통해 사람을 열정과 애정의 인격자로 만들고 자아실현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기업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논리를 전개한다. 이어 기업에서 의식개혁은 올바른 리더십과 비전, 문화, 자율성이 갖춰졌을 때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을 상세하게 설명한다.

저자는 제3의 경영 아이디어를 가지고 경영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대부분 “너무 이상적이다. 현실에서 가능하겠냐”는 반응을 보인다고 했다. 그는 한국 소프트웨어업체 제니퍼소프트, 일본 목공기계업체 메이난제작소, 미국 병원업체 메이오클리닉 등 국내외에서 제3의 경영을 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맥그리거는 Y이론을 발표하며 ‘대담하게 제시한다’고 했는데 지금은 이 이론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V이론에 의한 제3의 경영도 발상과 가치의 전환을 요구하기 때문에 쉬운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하고 충분히 확산될 수 있는 모델”이라고 주장한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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